사전지식을 알고 영화를 보면 흥이 깨지는게 싫어서 일부러 아무 정보도 없이 봐서 옴니버스식인줄도 몰랐다… 1부의 금성무 (223)의 연애 스토리 뒷이야기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황당. 결국 그 금발 가발 여자는 얼굴이 단 한 씬도 실리지 않은 거냐구요. 궁금했는데 아쉽다…
1부의 금성무 보자마자 생각한 것… 홍콩 영화의 남주들 얼굴은 훌륭하구나. 그리고 독백이 너무너무 많아서 완전 일드 스타일 아닌가 싶었는데 갑자기 대사로 일본어 해서 당황… 영화 다 끝나고 찾아보니까 일본인이었다 호오… 일본에도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을 줄이야… 외모평은 이정도로 줄이고 1부 후기! 재미없다! 223이 구질구질할 정도로 1부 내내 메이 메이 메이 메이 하고 있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… 그래놓고 술집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을 사랑하겠다며 의자에 앉아서 추근덕 거릴 때… 난 또 메이 구질남이길래 순정파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껄렁거려서 거기서 또 몰입 깨짐… 금발 여자한테는 껄렁거리면서 다시 조깅하거나 삐삐 버리겠다고 하는 씬에서는 다시 찐따남이 되어서… 이게 뭔… 완전 별로였음. 하지만 더 최악이 있었으니…
2부는 진짜 웩이었다… 2부는 여주인 페이가 예쁘긴 했지만 헤어스타일이 완전 내 취향 아니었고… 정신 헤까닥한 짝사랑 스토리 진짜 별로. 물론 나는 헤까닥 돌아버린 사랑을 좋아하긴 하지만… 이건… 돌거면 미디어의 과격하고 파괴적인 수많은 싸이코들처럼 완전히 돌아버리든지… 그냥 불쾌할 정도로 애매하게 돌아있어서 별로였다. 페이를 볼 때마다 2부 내내 거북했다.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춤 추는 모습이 쿠네쿠네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… 가장 기분 나빴던 씬은 663 (양조위)의 냉장고 안의 생수를 꺼내서 거기에 수면제 두 알을 타놓는거. 그리고 양조위가 아무 것고 모른 채로 마시고 탁자 위에서 잠드는 모습… 약물 몰래 먹이는 씬 진짜 역겨워서 토악질 할 뻔했다… 영화에서는 이런 페이의 모습을 머릿속 꽃밭의 경쾌한 짝사랑녀로 묘사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… 난 좀 싫었다. 우리나라 00년대의 장나라가 했던 연기들이나… 아니면 일드에서 밝고 경쾌한 천방지축 여주들 느낌? 딱 그런 느낌의 캐릭터 계열 중에 하나로 만든 것 같았는데… 그 계열 캐릭터는 밝고 통통 튀면서 귀여운데 페이는 전혀 다르다. 크리피하다. 역겨울 정도. 또 진짜 싫었던 건 일하는 가게에다가 전기 요금 수납한다고 계속해서 거짓말 하면서 밖으로 뱅뱅 도는 거… 그렇게 663의 집에 불법침입 하면서 기분 나쁜 짓거리 할 거면 일을 그만두고 전념하든지. 회사 다니는 입장에서 저런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동료랑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의 심정을 너무 뼈저리게 알고 있어서… 이 여주한테 도저히 이입할 수 없었다. 진짜 너무 싫어. 내 생에 이렇게까지 싫어했던 여주가 있던가? 웩이다 진짜.
오하려 663은 좋았음. 제복을 입고 등장했음에도 경비 같아 보이는 (ㅋㅋ) 촌스러움에 이런 사람을 페이는 왜 짝사랑하는 거지? 싶었는데… 내 안의 첫인상 점수가 별로였지만 짜잔 페이가 최악을 찍어서 663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아보입니다 하는 느낌! 663 캐릭터 설정 중에 가장 좋았던 건 사물들과 대화하는 설정. 이 정도의 정신 나감이 나한테는 딱 맞는다. 게다가 사물한테 아무말이나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이별한 상황과 사물의 상태를 딱맞게 얘기하는게 좋았다. 작아진 비누한테 실연 때문에 밥을 못 챙겨먹냐는 식으로 말한 것도 좋고… 물기 닦아서 푹 젖은 수건한테 울지 말라고 말하는 것도 좋고.
물론 663 캐릭터도 기분 나쁜 점이 있었다. 바로 전 여자친구 몸에 자꾸 비행기 장난감 들이대는거… 하… 페이도 그렇고 663의 이런 씬도 그렇고… 그냥… 매력적으로 돌아있는 것도 아니고… 지능이 떨어져보인다… 난 바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더 싫었어 이런 장면이…
그래도 2부 마지막에서 스튜어디스가 된 페이랑 경찰을 그만두고 음식점 차린 663의 재회는 좋았다. 1년이 지난 시점이라서 그런지 애들이 바보티를 벗고 성장한 모습이라 이제야 성인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음.
2부 결말의 음식점을 인수한 663의 사랑… 영화에서 페이가 캘리포니아에 간 후의 공백을 굉장히 생략해버려서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지만… 굉장히 창작 세계 안에 있을 것 같은 사랑이자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랑이다. 근데 이런 사랑 다른 창작물에서도 흔하게 등장하고… 훨씬 더 깊이 있는 사랑도 많이 등장해서 이 작품이 그렇게까자 의미있는지는 모르겠다. 두번째로 괜찮다고 생각한 사랑은 금성무가 1994 May 1의 파인애플 통조림 캔을 모으는 것. (이 설정도 일본 드라마스러움)
영상미는 좋았다. 색감과 조명을 굉장히 다채롭게 쓰고… 달리는 씬 같은 데에서 빛 번짐과 블러를 잘 써서 좋았음. 하지만 나는 그런 영상미 말고는 이 영화를 굳이 봐야 할 이유는 못 찾겠다. 다시 볼 생각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생각도 들지 않음. 2023 내가 본 최악의 영화.
COMMENT ▼
올해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최악의 영화. 첫 장면부터 너무 내 취향도 아니겠거니와 너무 재미 없어서 몇 번이나 중단할지 말지 고민했다. 하지만 아주 재미없던 영화라도 뒤쪽 결말에서 터지는 경우도 있으니 (ex 인터스텔라) 다른 사람들이 이토록 칭송하는데는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봤으나… 결론은 내 시간이 아까웠다. 내일 출근함에도 내 밤 시간을 갉아가며 보았는데…